탐정사무소 깃발도 구호도 없이, 주제는 그때그때···뭔가 다른 이 단체 '슈퍼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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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10-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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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사무소 [주간경향] “사람들은 시민단체 활동이 뭔가 나와는 굉장히 멀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해요. 완전 다른 세계인 것처럼요. 한편 SNS에서 사회적 문제를 다룬 기사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후원을 하는 것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해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이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서로 만나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생겨나는 일들이 있거든요.”
지난 9월 10일 정식 론칭한 ‘슈퍼스톰’은 디자이너와 활동가, 작가 등 3인이 의기투합해 만든 비영리단체다. ‘구호’ 그 자체보다 ‘말 거는 방식’, ‘소통의 방식’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다른 비영리단체와는 차이가 있다.
슈퍼스톰은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다른 비영리단체들처럼 여성, 동물권, 국제 문제 등 하나의 주제를 정해두지 않는다. 대신 평소 느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모여서 스스로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의제를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한다. 일단 사람들이 모이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테마는 분기마다 새로 결정되는데, 올 하반기 테마는 ‘다른 일상은 가능하다(Stop Normalizing)’이다. 매일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 노동 등에서부터 기후위기까지 다양한 문제와 관련해 일상에서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보자는 취지다.
정식 론칭 이전 약 3개월의 준비 기간에 기획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담은 티저레터도 발행했다. 신기하게도 SNS 등을 통해 비슷한 고민을 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보이며 모여들었다. 론칭 약 2주가 지난 시점에 정기후원 회원 60여명, 뉴스레터 구독자 600여명을 넘어섰다. 과연 무엇이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일까?
지난 9월 30일 슈퍼스톰 신인아 대표, 백희원 활동가, 황효진 활동가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슈퍼스톰이 무슨 단체인지 한마디로 설명하긴 어렵다. 통상 단체들이 ‘환경’, ‘여성인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깃발 아래 모여왔다면, 이 단체는 특정 분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정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사회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것을 어떻게든 변화시켜보려 시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실질적으로 모일 수 있을지에 주목하기로 했다. 주제보다 사람을 우선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구성원들은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에 대한 사회운동”이라 정의했다.
이런 접근법은 신인아 대표가 지금까지 디자이너로 다양한 비영리단체와 일을 함께하며 소통해온 경험에서 우러난 결과이기도 하다.
“과거 제가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단체와 교류·협업하면서 느꼈던 건 (보통 우리는 다양한 사회 문제가 다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주제든 다 연결이 돼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예를 들면 여성 문제 따로, 동물 문제에 따로 이런 식이 아니라 기후위기든 어떤 문제든 서로 연결이 돼 있는 부분이 있는 거죠. 나중에는 결국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교류하고 관계 맺는가의 문제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제게 있어서는 특정 주제보다 소통과 만남 그 자체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이들이 ‘소통’을 중심에 둔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오늘날 우리가 숨 쉬듯 접하는 주변 세계, 미디어가 자연스러운 만남과 어울림, 소통을 가로막는 구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백희원 활동가는 말했다. “본질적으로 사회운동은 사람들이 만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소통하는 게 핵심이에요. 그런데 주변에서 매일 접하는 SNS 알고리즘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소식보다 소비를 조장하는 글, 광고 등이 훨씬 많이 떠요. AI 문제의 경우에도, 보통 SNS에는 AI로 어떻게 대체되지 않을 것인가, 어떻게 잘 활용해서 돈을 벌 것인가 등의 이야기밖에 없고 걱정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접하기조차 어려워요.”
왜곡된 알고리즘은 소비를 조장하는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날 기회를 빼앗고 세상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이나 좌절감을 키우는 데 특화돼 있기도 하다. 백 활동가는 이어서 말했다.
“오늘날엔 아예 사람들이 만날 ‘기회’ 자체가 없다는 게 중요해요.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취향 ‘서비스’는 존재하지만, 사회적 이슈나 정치에 대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고민을 나눌 만한 공간이 없죠. 이런 고민을 가족, 친구들이랑도 나누기 어렵다 보니 온라인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 온라인 공간은 극단적으로 빨간색 파란색(네편 내편) 이런 대립으로 돼 있잖아요. 언론이나 SNS에서는 자극적이고 욕하고 싶고 부정적인 것들이 많이 바이럴이 되다 보니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냥 같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면 그것만으로도 그간 내가 느꼈던 무력감이 많이 없어지거든요.”
슈퍼스톰은 론칭 이후 오프라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우울한 분위기였을까? 그렇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사전 응답에서 ‘AI’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막상 모여보니 AI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안 했어요. 주변에서 하도 AI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현상에 대한 ‘감정’만 있는 거예요. 나만 뒤처지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 여기에 와서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알게 되니까 오히려 두려움이 해소되는 측면이 있는 거예요.”
12·3 불법 계엄 이후 광장에서의 경험도 소통과 관련된 고민을 한층 깊게 만든 계기가 됐다. 당시 매주 이어진 집회와 ‘2030여성의 응원봉 연대’ 등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이후 사람들은 원래의 삶으로 돌아갔다. 새 대통령이 선출됐지만 일상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당시 광장에서 나왔던 다채로운 말과 의제가 종적을 감췄다.
원래 사회운동이나 집회와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왔다고 말하는 황 활동가는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의 허망함에 대해 말했다.
“처음 집회에 나갔을 땐 정말 고무적이었어요. SNS에서 우울한 기사만 보다 광장에 나가 보니 ‘왜 내가 지금까지 이 사람들이랑 연결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제가 당시 집회 나가는 게 일상일 정도로 매주 나갔거든요. 카드뉴스 등도 만들고요. 그렇게 살았는데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고 나니까 그 광장에 있던 시간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거예요. 그 안에서의 밀도 있는 시간은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지? 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는 당시에 했던 고민이 이번 테마(‘다른 일상은 가능하다’)로도 연결됐다고 했다.
신 대표는 집회에 참여하는 경험, 서로의 개별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규모’에서 서로 연대한다는 감각을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전에 <정치는 말로 설득되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저자는 시위 자체가 정책이나 사회를 바꾸는 데는 딱히 큰 효능이 없을 수 있다고 말해요. 대신 시위는 그 안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바꾼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시위가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해요.”
하지만 신 대표는 기존의 많은 시위가 참여자들을 바꾸기에는 너무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 안에서는 서로 참여한 사람들 개개인과 사귀고 존재를 인지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2차 남태령’에서의 경험을 인상적으로 꼽았다. 1차 남태령 이후 지난 3월 또 한 번 경찰이 트랙터의 상경을 막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했던 사건이었는데, 당시 시위 인원은 그를 포함해 100여명 남짓에 불과했다.
“당시 언론사 사진기자들은 통상적인 ‘시위스러운’ 사진을 찍어갔어요. 지쳐서 널브러져 있는 사람이나 고뇌하는 사람들요. 사실 거기서 일어난 일 중엔 훨씬 재밌는 게 많았거든요. 출근 준비하다 나온 아저씨도 있었고, 어떤 분은 갑자기 “절을 하겠습니다” 하면서 절을 하고. 갑자기 플루트를 부는 사람도 있었죠. 막상 가보니 무서운 생각이 별로 안 들고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떻게든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로 용기를 내고 노력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데엔 의외로 거창한 대의보다 상대를 인간으로 인식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친밀감’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가 제2남태령 당시 뛰어나갈 수 있었던 것도 집회에서 다친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알기 때문이었어요. 얼굴이랑 이름을 알아야 어떤 사회운동도 힘을 받는다는 것이 명확한 것 같습니다. 활동가든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고 격의 없이 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민주적인 연결 방법을 고유하게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요.”
구성원들이 ‘대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슈퍼스톰은 앞으로도 뉴스레터, SNS를 통한 소통 외에도 꾸준히 오프라인 모임 혹은 모임의 지원 등을 통해 네트워킹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연결을 위한 온·오프라인에서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해갈 예정이다. SNS의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보거나, 지역에서 다양한 소규모 모임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계획하고 있다.
신 대표는 말한다. “슈퍼스톰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폭풍 한가운데 있는 상황인데, 그 상황이 무엇인지 언어를 붙일 수 있다면 대항해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이상하다고 느꼈던 것에 대해 말하고, 적극적으로 만나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가맹점주에게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떠넘기고, 제빙기 등을 강매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 본사가 약 23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외식업종의 가맹사업법 위반 사건 중 역대 최대 과징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메가MGC커피’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2억9200만원을 부과했다고 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앤하우스는 2016년 7월부터 동의나 사전 협의 없이 가맹점주에게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전액 부담시켰다. 2020년 7월 관련 내용을 알리기 전까지 가맹점주는 자신이 수수료를 부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가맹점주들은 2018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상품권 발행액의 11%에 해당하는 2억760만원의 수수료를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가 없어 확인이 힘든 기간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앤하우스는 점주에게 제빙기 등을 강매하기도 했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제빙기 2종 및 커피 그라인더를 필수 품목으로 지정하고, 두 품목을 본사에서만 사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두 품목이 시중에서 더 저렴하고 쉽게 살 수 있는 일반 공산품이라 가맹본부로부터 살 필요가 없는 품목이라고 판단했다. 앤하우스는 두 제품을 팔아 26~60%에 달하는 이윤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앤하우스는 2022년 5월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 기간과 소요 비용에 대한 가맹점의 분담 비율, 분담 한도 등을 점주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
앤하우스는 ‘연간 프로모션 동의서’를 제출받는 식으로 점주들에게 일괄 동의를 받았다. 이후 약 1년6개월간 가맹점주가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행사를 120차례 실시했다.
이에 대해 앤하우스는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현 경영진이 경영권을 인수하기 이전에 발생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앤하우스에 부과된 과징금은 외식업종 가맹사업법 위반 사건 중 역대 최대이다. 공정위의 갑을관계 개선 및 가맹점주 권익 강화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측은 “급격히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의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동의나 사전 협의 없이 가맹점주에게 전가한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제재한 것”이라며 “가맹점주 권익 보호를 위해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를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만화 <슬램덩크>의 주무대인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한 철도 건널목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가나가와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1일부터 시작된 중국의 황금연휴를 맞아 가마쿠라시가 원래 2명이었던 에노시마전철(에노덴) 가마쿠라고교앞역의 철도 건널목 경비원을 7명으로 늘렸다고 2일 보도했다. 연휴 기간 관광객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안전조치다.
가마쿠라고교앞역의 바다가 보이는 철도 건널목은 만화 <슬램덩크>에 등장했던 곳으로, 일본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관광지다. 최근에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인기를 끌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더욱 많아진 상황이다.
특히 관광객들 중에는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장면을 따라 하기 위해 차도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다. 슬램덩크 주인공인 강백호(일본명 사쿠라기 하나미치)가 전철이 통과하는 것을 기다리다가 역시 주인공인 채소연(일본명 아카기 하루코)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과 같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것이다.
가마쿠라시는 지난달 13~16일 가마쿠라고교앞역 건널목에서 경비원들이 안내한 관광객 수를 헤아린 결과 13일 1637명, 14일 3361명, 15일 2505명, 16일 1987명이 사진을 찍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가마쿠라시는 상시적으로 20~100명이 현장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에노덴의 다른 건널목에서는 홍콩에서 온 어린이가 전동차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가마쿠라시는 2017년부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경비원 1명을 배치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경비원을 2명으로 늘린 바 있다. 경비원들은 건널목과 인근 차도 등에서 “위험하니까 차도에 나가지 마세요” “보도로 돌아오세요” 등의 내용으로 안내를 하고 있는데, 이를 따르지 않는 관광객들과 말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관광객들이 공원에서 몸을 씻거나 주민들을 위협하는 등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마쿠라고교앞역 건널목은 대표적인 오버투어리즘 사례로 꼽히고 있다.
가마쿠라시는 중국의 황금연휴가 끝난 뒤에도 경비원 수를 5명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국경절과 중추절(추석)이 겹친 중국의 황금연휴는 1일부터 8일까지 총 8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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